사이언스 TV 채널에서 미국 `후버 댐의 건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후버댐은 미국 콜로라도강에 있는 댐으로 콜로라도 주변에 있던 여러 주에 충분한 물과 전력 그리고 홍수 조절을 가능하게 하는 미국의 댐이다. 영화 `수퍼맨'이나 `트랜스포머'와 같은 헐리우드 영화에도 심심찮게 등장하곤 하기도 하는데 그 규모가 실로 엄청나다. 높이랑 넓이가 거의 200여미터로 그랜드캐년과 같은 협곡에 만들어진 이 댐으로 인해 담수량 320억톤인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 호수 `미드'호가 만들어졌다. 우리나라 `소양'호가 29억톤임을 감안하면 그 규모가 얼마나 엄청난지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
워낙 엄청난 규모이다 보니 하나의 회사가 아닌 6개의 회사가 연합하여 참여했는데 다큐멘터리는 `후버댐의 건설'이었기에 건설 최고 책임자인 '프랭크 크로우'라는 사람에게 맞춰져 있었다. 엄청난 공사인만큼 많은 문제도 뒤따랐는데 그는 그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고 결국 완공 예정 기한보다 무려 2년이나 앞당길 정도로 능력있는 사람이었다. 다큐멘터리는 완성된 후버댐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났지만 이걸 보는 내내 마음이 답답해 왔다.
엄청난 공사를 그렇게 빠르게 진행된 것은 `프랭크 크로우'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발한 방법이 있어 가능했던 것이기도 했지만 결국은 많은 사람들이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혹독하게 일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렇게 열악하고 혹독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지쳐갔고 심한 경우는 죽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고 감독관인 그는 노동자들에게 관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제 대공황 상태이 발생했던 터라 불평과 불만을 품은 사람들은 해고하고 새로운 인력을 고용하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가 했던 행동이 과연 잘한 것일까? 일단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 했기 때문에 잘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가 너무 욕심을 부린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노동자를 단순히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한 소모품으로 생각한 것이 아닐까? 그가 어느 정도 노동자의 입장에 서서 그들을 배려했다면 사망자가 100여명이나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고 고용과 해고의 반복은 줄어들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결국 노동자들은 그들의 고생만 했고 그에 대한 보상은 일하면서 받은 월급과 약간의 보너스가 고작이고 나머지 모든 영광은 49백만 달러 (지금 돈으로 675백만 달러)에 달하는 포상금과 함께 `프랭크 크로우'에게로 돌아갔다.
이런 모습은 지금 살고있는 우리의 시대와 별 다를게 없다. 스스로 나가도록
만든다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회사들은 채용과 해고를 반복한다. 단순 노동자들, 계약 용역직, 하도급 업체 사람들 그리고 회사 안에서도 이런 일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개개인이 얼마든지 `프랭크 크로우'와 같은 리더나 일용 노동자의 입장이 되어 볼 수
있는 상황인 것이고 나 역시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터라 더욱 공감이 갔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던 것이었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 이런 고민을 하는 것도 약간 웃기기도 하고 개똥철학 같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현실을 투영하는 과거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약간의 답답합과 함께 몇자 적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