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렌더(Blender)가 뭐지?일상/취미 2022. 11. 5. 23:00
블렌더라고 하면 뭔가 분쇄기(도깨비 방망이)가 먼저 떠오를 지 모르겠지만, 인터넷으로 블렌더나 blender고 검색하면 3D로 모델을 만들어 주는 소프트웨어임을 알 수 있다. Blender는 GPL 라이센스로 배포되는 공개 소프트웨어다. 물론 코드가 공개되고 무료로 사용할 수도 있으며 Windows, Linux 그리고 MacOS 등을 지원한다. 개인적으로 3D에는 크게 관심은 없었지만 아주 우연한 계기로 한 번 배워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았다.
홈페이지 내용에 따르면 Blender는 2002년 10월 13일 GNU (General Public Licence)로서 공개 소프트웨어로 공식 릴리즈 된 이후 벌써 20년 동안 꾸준한 업데이트가 되는 엄청난 프로젝트였다.
어떻게 이렇게 오래 지속되고 있는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자료를 찾아 보았는데, 그 중심에는 1994년 네덜란드 아트 디렉터 톤 로젠달(Ton Roosendaal)이 있었다. 이 분은 아트 디렉터로서 NeoGeo(일본 게임기와 이름이 똑같다)라는 3D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설립한 사장님이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을 독학했다고 한다. 이후 NeoGeo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소프트웨어를 발전시켜 1995년 Blender 1.0을 만들어 사용했었는데, 이후 1998년 Blender 개발과 마케팅을 목표로 사업 파트너인 프랑크 반 비크(Frank van Beek)와 함께 NeoGeo에서 Spin-off 하여 NaN(컴퓨터 공학에서 사용하는 그 Not A Number다)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NaN에서는 Blender를 Freemium 방식(기본 기능은 무료 다운로드, 확장 기능은 유료)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그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었고, 1999년 참가한 세계 최대 컴퓨터 그래픽스 학회인 SIGGRAPH(Special Interest Group on Computer Graphics and Interactive Techniques, https://www.siggraph.org/ )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이는 NaN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면서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Blender 역시 상용 제품으로서 개발을 이어갔으나, IT 경기 침체(닷컴버블)를 비롯한 여러가지 수익 악화로 인해 결국 2002년 NaN의 투자자들은 NaN을 폐업하여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Blender에 대한 개발도 멈추게 되었다.
비록 NaN이 문을 닫았을지라도 Blender에 대한 권리는 여전히 NaN의 투자자들이 가진 상태였는데, 톤 로젠달은 이를 되찾고 싶어 했었다. 물론 이는 NaN을 되살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에 많은 돈이 필요했지만 그는 그 돈을 지불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떠오른 멋진 방법이 Blender를 공개 소프트웨어로 만드는 것이었다. Apache Foundation 처럼 비영리 재단을 구성하되 Blender 개발하고 홍보하는 일을 전담하도록하여 Blender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전략적인 접근이었다.
이는 열성적인 Blender 커뮤니티 사용자들과 유료 구매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들은 Blender가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개발되고 발전되기를 바랐던 사람들이었고, 이는 톤 로젠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2002년 비영리 재단인 Blender Foundation을 세우고 Blender를 공개 소프트웨어로 만들기 위해 NaN의 투자자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해 Free Blender라는 이름의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는데 7주에 걸쳐 25만명여명의 Blender 커뮤니티 사용자들로부터 후원을 받아 11만 유로(당시 환율로 1억 4천만원)를 모금에 성공했다. 이는 Blender를 되찾기 충분한 금액이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공개 프로젝트가 있지만 이렇게 커뮤니티와 함께 소프트웨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오랬동안 꾸준히 발전해 올 수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참고로, Blender 역사에 대한 내용은 이 링크를 참고하면 좀 더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그리고, 영문의 내용이 한글 버젼하고 살짝 차이가 나는데 이는 Blender Online Manual에 있는 내용을 참고 했기 때문이다. 이는 다음 링크을 참고하기 바란다.
처음에 잠깐 말했듯이 Blender를 알게 된 건 아주 우연한 계기였는데, 웹툰 '동쪽으로'와 '후궁공략'의 봉봉 웹툰 작가님의 인스타를 통해서였다.
https://www.instagram.com/p/CKbdR-pHqWL/?igshid=YmMyMTA2M2Y%3D
이미 다양한 웹툰에서 건물이나 배경이 3D로 표현된 경우가 있었고 등장 인물의 구도에 맞춰 배경이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을 보고, 웹툰에서 3D의 활용을 어느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어떤 걸 쓰는지는 잘 몰랐었다. 그러다, 봉봉 작가님이 열심히 Blender를 연습하고 있다는 인스타 글을 보고 그 3D 프로그램이 Blender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때도 그냥 그런게 있다는 생각한 하고 잊고 지냈다가, 또 우연히 화장품 광고에서 Blender를 사용했다는 트위터 글을 보게 되었다.
https://twitter.com/hswwworks/status/1523479442810540035?s=21
위의 링크에서 본 작업물이 공개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결과물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충격이라 Blender에 대한 궁금증은 더 커져만 갔다. 나중에 안사실이지만 Blender만을 사용한 것은 아니고 VFX 전문 소프트웨어 후디니( https://www.sidefx.com/products/houdini/)도 같이 사용했다고 한다.
Blender를 직접 써 보고 배워 봐야겠다는 계기가 된 마지막 우연은 학교 선배 연구실에 잠깐 놀러갔을 때였었다. 3D 프린터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전용 소프트웨어가 있는지, 모델링에 필요한 프로그램이 어떤건지 이것 저것 물어보다가 Blender에서 만든 모델도 사용 할 수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사실 그 선배는 오토데스크 제품으로 모델링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걸 쓰기 위해서는 유료 라이센스가 필요하니 뭔가 다른 방법이 없나 했는데 Blender도 3D 프린터 모델링에 많이 사용된다고 하는게 아닌가? 이러니 Blender를 안배울 이유가 없게된 셈이다. GIMP(https://www.gimp.org/)도 Adobe Photoshop을 대신해서 배운것처럼 말이다. :) 앞으로 Blender 관련 강좌를 찾아서 조금씩 연습하면서 관련 글을 올려볼 생각이다.'일상 > 취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렌더(Blender)를 써보자 #2 - 기초 배우기 (0) 2022.11.12 블렌더(Blender)를 써보자 #1 - 기초 배우기 (0) 2022.11.06 [모델] 프라모델 스타터 세트 #3/3 - M1126 Stryker vehicles 1/72 (0) 2022.09.12 [모델] 프라모델 스타터 세트 #2/3 - Bismarck Battleship 1/800 (0) 2022.09.04 [모델] 프라모델 스타터 세트 #1/3 - USAF F-16A 1/72 (0) 2022.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