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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년필] 도전! 만년필 냄새 없애기
    일상/취미 2021. 1. 12. 15:43

    지금 가지고 있는 만년필은 최근에 구입한 카웨코 스튜던트, 그 전에 F촉용으로 샀던 것이 트위스비 에코, 처음 선물을 받았던 라미 사파리 이다. 아 물론 플래티넘 프레피도 있지만 이건 잘 안쓰고 서랍에 모셔(?)두고 있다.

     

    이번에 하고 싶은 것은 이 트위스비 에코 모델을 세척했던 이야기이다.

     

    만년필이라는 사실 세척을 할 일이 거의 없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다양한 이유로 세척을 한다고 한다. 잉크에 오염된 펜 캡을 세척하기도 하고 일정 시간 이상 지나 잉크가 굳어서 전체적으로 세척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실 이 경우는 전문적으로 세척용액을 이용하는게 제일 안전하며 단순히 잉크 리필할 때 처럼 컨버터를 이용하여 세척할 수 있다. 근데 나의 경우는 좀 달랐다. 언젠가 갑자기 펜을 쥔 오른손에 시큼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펜을 들어 글씨를 쓰는데 뭐지 이 걸레 안말랐을 때 나는 냄새는? 응? 내 손에서 나는데? 응 펜에서 냄새가 나는 건가!!

    뭘까? 잉크 채우고 잘 쓰고 했던 펜인데 어째서 갑자기 이렇게 된거지? 이번에 새로 산 펠리칸 잉크가 문제가 있나 싶어서 부랴 부랴 다른 펜으로 옮겨 담았는데 아무 문제 없음 -_-; 아 그럼 이건 하나 밖에 없네.. 잉크 교환한다고 물로 세척해 놓고 말려서 잉크를 넣은 것이었는데 어째 덜말라진 상태에서 오염이 된 것 같은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이럴 때 선택지는 다시 세척! 이번엔 뽀송뽀송하게 말려야지 하면서 정성을 들여 말렸는데 그래도 여전히 냄새는 안없어진다.

     

    사람의 후각은 꽤 민감한지라 게다가 펜을 쓸 때 코와 펜의 거리가 그리 멀지도 않아서 솔솔 올라오는 냄새 참.. -_-; 만년필을 집고 글을 쓸 때 좋지 않은 자극은 확실히 문제가 되었다.

     

    안되겠다 싶어 뭔가 방법을 찾고 싶었는데, 일반적은 만년필 세척액은 잉크가 닿는 부분을 깨끗하게 하기 위한거라 이 냄새와는 좀 거리가 있는 생각이었다. 이것 저것 방법을 찾고 있던 중 우선 뚜껑의 냄새를 없애면 좀 낫지 않을까 하며 세균 안녕을 바라며 바이러스들아 썩 사라져 하면서 코로나19용 소독제를 살짝 묻혀서 냄새나는 만년필 캡을 닦았는데..

    이건 재앙이야!!

    가지고 있는 모델이 트위스페 에코인데 마침 투명한 클리어 타입이라 투명 플라스틱이 알콜에 반응하면서 탁해졌다 -_-;; 

    어흑.. 다시 되돌리수도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ㅠ

    본체는 안건드려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다른 방법을 찾아보았다. 

     

    뭔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던 사람이 있을 것 같았는데, 역시나 세상은 넓고 비슷한 경험을 많이한 그리고 그에 대한 기록을 남긴사람은 훌륭하다.

     

    이정현님의 블로그에서 누들러 만년필의 단점인 냄새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피드를 이루고 있는 에보나이트의 특유의 냄새와 바디를 이루고 있는 셀룰로이드 냄새가 결합된 그립부의 냄새가 아주 심하다고 하며 오일이 원인이므로 오일 제거제를 이용해야 하는 방법과 함께 베이킹 소다를 이용한 세척법을 알려주었다.

     

    주방 기기 세척과 온집안 청소에 사용하는 마법의 가루 베이킹 소다!. 이름은 빵 구울 때 쓰는 가루인데도 여러가지 이유로 식용으로는 잘안쓰고 세정제로 더 많이 쓴다. 참고로 베이킹 파우더는 베이킹 소다에 알칼리 성분을 중화하기 위한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한다. 베이킹 소다로 제빵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다 보다는 파우더를 이용한게 더 낫다고 한다.

     

    암튼, 이 베이킹 소다를 이용하여 냄새 없애기에 도전했다.

     

    우선 미온수(40도)를 받아 놓는다. 코로나19 사태로 구비해 놓은 체온계로 온도를 쟀더니 너무 높게 나온다고 표시도 안해준다. 사람용이라 그렇다고 넘어가자.

     

     

    물을 섞어 온도를 40도 이하로 낮춰준다.

     

     

    이제 베이킹 소다를 낮은 농도로 풀어 놓는다.

     

     

    사실 가루 성분이기도 하고 뭔가 만년필 어딘가에 붙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최대한 옅게 희석한 후 계속 저엇다. 제발 냄새만 없어져라..

     

    그리고 과감하게 투입!

     

    베이킹 소다가 물에 다 녹아 그냥 물처럼 보인다

     

    하루 저녁이 지나고 꺼내어 맡아보았는데 냄새가 사라졌다! 효과 짱인데? ㅎ 저번 처럼 냄새 나지 않게 확실하게 말리고 또 다시 냄새를 다시 확인 한 다음 잉크를 채웠다. 잉크를 채운 상태에서도 당연히 냄새는 나지 않았다.

     

    만년필이 냄새가 나봐야 얼마나 나겠냐만은 이번 계기로 그 적은 자극이라도 후각으로 받는 자극은 꽤 크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였다.

     

     

     

     

    어.. 근데 만약 좀 더 고급 만년필이나 비싼 만년필에서 이렇게 냄새가 난다면 과연 난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ㅎㅎ

     

    그건 그 때 가서 고민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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